여유가 있다는 것

사람에게 여유가 있다는 것은 일종의 마법 주문과도 같다고 생각한다. 여유가 있으면 생각에 제한이 없고, 행동에 언제든 브레이크를 걸 수 있거나 더 빠르게 갈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보통 사람들은 일에 치이거나 할 일이 많아 숨 고를 틈이 없을 때 여유가 없다고 하고 정말 할 일이 없을 정도로 무료하고 나른할 때 여유가 돈다고 하는데, 내가 생각하는 여유의 정의는 조금 다르다. 단순히 할 일이 없거나 내 일상을 가득히 채우던 것의 부재가 느껴질 때쯤 여유가 생기는 것이 아니다. 신체적 여유만은 여유라고 할 수 없다. 그동안 긴장감과 불안에 휩싸여 잔뜩 날이 선 마음이 서서히 풀어져야 여유다. 여유가 생긴다는 것은 한 발짝 물러서서 주위를 돌아보며 생각을 정리할 수 있을 때, 그때가 진정으로 여유롭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라고 야망차게 말하긴 했지만 사실 나도 여유롭다는 게 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오늘 느즈막한 오후에 비빔 국수를 먹으면서 여유롭다, 라고 느꼈을뿐. 애초에 단순히 바쁘던 일상이 잠시 느슨해졌다고 해서 여유롭다는 건 어쩌면 궤변일지도 모른다. 그건 말 그대로 휴식일뿐, 마음을 집어삼키는 무언가가 잠시 물러났을뿐 그 무언가를 장악했다는 뜻은 아니니까. 단순히 할 일 없이 느긋하다고 해서 마음의 여유가 생길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정말로 바쁨이 없어졌음에 안도하여 여유가 생겼다- 라고 말할 수 있는 건 그 여유가 진정 바쁠 때도 지속될 때다. 내가 돛단배라면 주위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노를 저을 수 있을 때, 그 안정감이 여유다.

난 조금씩 여유를 가지는 법을 배우고 있다. 오늘 난 (고3인 게 무색할 정도로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산책을 하며 진짜 아침 냄새가 뭔지 알았다. 잔잔하게 밀려오는 갓 내놓은 이불의 냄새, 수영장에 물이 일렁일 때 나는 냄새, 주위에서 잔뜩 풍겨오는 풀내음. 왠지 여유가 생기면 평소에 눈에 익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가령 그간 빨랫더미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화분이라던지, 해가 너울거릴 때 베갯잇에 잔뜩 고인 햇빛이라던지. 조개껍질로 만든 청빛 장식이 오후 바람에 아슬아슬하게 흔들거리며 울리는 소리라던가, 일기장에 어지럽게 끄적여놓은 글이나 낙서도. 그리고 이런 한가로운 오후에 앉아 글을 쓸 수 있는 마음가짐이나 모든 걸 필름 카메라로 담아낼 수 있는 시간. 진짜 여유는 이런 것들에 묻어나오는 것 같다. 더 이상 무서워 하지 않고, 마냥 기다리고 있지 않아도 모든 것을 보고 느끼고, 후회 없이 담아내는 능력.

사실 조금 속 편한 얘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나도 해야할 것이 없는 건 아니다. (라고 변명해 본다) 오히려 더욱 빨리 달려야 하지만 지난 몇 주는 정말 골 아픈 일을 겪었고 이제서야 잘 추스른 것이다. 이제 난 정말 아무렇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더 이상 기다림에 있어 불안해 하지 않고, 손길 하나에 망설일 일 없다. 생각을 하면 바로 글로 옮겨 적을 수 있고, 가고자 하는 곳은, 발 닿는 곳이라면 언제든 주저않고 갈 수 있다. 사람이 언제나 괜찮기는 어렵지만 이런저런 일들 사이 이러한 재충전의 시간이 있어야 길을 잃어버리지 않고 제 갈 길 갈 수 있는 것 같다. 앞으로도 그보다 더 골 아프고 더욱 바쁜 일들이 가득하겠지만 적어도 지금의 난 잘 헤쳐나갈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 그나마 지금은 여유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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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거리

사람을 알게 되는 데에는 어느 정도의 유효기간이 있는 듯하다. 어딜 가든 사람들을 만나고, 어느 하루가 되었든 사람들과 소통하며 이야기를 나누게 되지만, 그 사이에 오가는 것은 무척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애초에 어떤 형식을 통해 사람을 알게 된다는 것은 정말 값진 행위다. 그만큼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고, 마음의 거리가 가깝다면, 자라온 환경이나 가치관이 비슷하다면 그 시간이 더욱 줄어들 수도 있지만, 시간과 관계 없이 일단 사람들이 자신의 가치관을 나누고 주위 사람들과의 벽을 허물어간다는 것은 마치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 같다. 사람들은 내게 작은 조각들을 가져다준다. 그것은 마치 바닷가의 조개껍질 같아서, 작은 해변을 이루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그들이 가져오는 세상 덕분에 나는 조금 더 다양하고 덜 편협한 시선을 가진 사람이 된다.

때로는 그 조각들이 다른 형태를 갖추어 나타날 때가 있다. 어느 관계는 그저 겉에서 맴도는 것과 같은, 얕은 관계지만 어쩔 때는 내가 모르는 사이 그것은 깊게 스며든다. 마음의 거리가 줄어든다는 것은 어느 누구도 알지 못하니, 그것이 다른 조각들보다 깊게 뿌리내려 마음 한 구석에 슬그머니 자리잡아도 난 결코 모를 것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사람을 그만큼 깊게 알게 된다는 것은 흔치 않은 기회일뿐더러, 흔들리는 배를 붙잡아줄 닻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 사람이 좋아하는 식당에서 먹는다는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이국적인 음식, 처음 듣는 취향의 음악이나 좋아한다던 감독의 영화라던지, 그런 것들을 알게 된다. 사소하지만 단순히 그 사람을 ‘아는 것’만으로는 안되는 것들. 작가 알랭 드 보통은 말한다: 그 감정은 상대가 빵에 버터를 바르는 것을 보고 닻을 내릴 수도 있고, 옷 입는 취향을 보고 움찔하는 것에서도 비롯될 수 있다. 그 사람은 어쩌면 나른한 일요일 오후의 단잠을 즐기고 간단한 요리는 뚝딱 만드는 재주를 가졌을지도 모르며, 특정 옷을 입는 것을 고집하며 옷장에 그러한 옷들이 나열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언젠가 여기저기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까닭에 여러가지 일에 능할 수도 있고 생각해보지도 못한 과목에 흥미를 보일 수도 있다. 난 이런 걸 알게 된다. 그 사람은 자신이 즐겨듣는 노래나 짙은 녹색 계열의 색깔을 못 본다는 것,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는 등 소소한 꿈에 대해서 알려주기도 한다.

난 이러한 것들이 조금 신비로우면서도 무섭다고 생각한다. 사람 관계라는 것은 혈연으로 맺어져 있지 않은 이상 결코 영원하다고 할 수 없다. 짧거나 길거나, 모두 지나가는 낙엽마냥 스쳐가는 인연이기에 더욱 소중한 것이고, 더욱 애틋한 것이다. 이러한 관계를 끊는다는 건 마치 해변가에서 썰물이 빠져나가는 것 같다. 모래 틈새로 조개껍질이나 이따금 유리 조각 같은 흔적을 남겨둔 채,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밀물이 나가고 나면 그곳에는 거대한 공허함이 남는다. 썰물을 쫓으려 드는 것도 의미 없다. 흐르는 물을 손으로 잡을 수는 없으니 떠나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난 이따금 그 가수가 새로 발표한 음악을 찾아 듣기도 하고, 자주 가던 카페의 새 메뉴를 시도해 보기도 한다. 애초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마음에 머물러 있는 것은 다분히 부질없지만, 그것이 관계를 맺고 끊음의 묘미라고 생각한다. 썰물이 빠져나가면 발가락 끝을 간질이는 조개껍질의 존재를 느끼며 그곳에 잠시 머물러 있을 수도 있다. 채 깨지 않은 단꿈에 머물러 쉬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꿈은 꿈이니, 결국은 깰 수밖에.

마음의 거리라는 시는 쓴지 족히 몇 달은 된 글인데, 개인을 위한 선물이었기에 딱히 이곳에 기재할 생각은 없었으나 (사실 까먹고 있기도 했다) 그 남은 조개껍질을 밀려오는 파도에 쓸어버리기 위해, 라고 할까- 그러고자 내 일기장 같은 이 블로그에 올리기로 했다. 그 의미는 퇴색되었으나 기억만큼은 그곳에 있으니 지나가버린 파도를 추억하고자 꺼낼 수 있다. 썰물이 지나간 해변가에는 정적과 공백이 남지만, 시간이 지나면 분명 다른 파도가 찾아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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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추천 곡: 불꽃심장- 그래도 넌 나를 택했을까

사랑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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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솔직히 말하자면 난 이 시를 언제 썼는지 전혀 모르겠다. 날짜상으로는 꽤나 한참 전에 쓴듯 한데, 나는 전혀 이 시를 쓴 기억이 없다는 것이다. 요즘 하도 글을 안 써서 예전 글이나 구경하려고 폴더를 열었는데, 이게 한 구석에 자리잡고 있었다. 언제 이렇게 낯부끄러운 시를 썼는지, 어지간히 새벽녘에 슬픈 영화를 잔뜩 보고 쓴 듯 하다… 물론 기억은 안 나지만. 저때나 지금이나 사랑이라는 개념은 내게 꽤나 생소하다. 애초에 그 분야에 대해 견해가 없어 딱히 뭐라 정의할 수는 없겠지- 물론 그것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겠지만. 나는 많은 것을 사랑한다.

비 오는 날 눈 한 구석에서 일렁이는 램프의 주황빛 불빛을 사랑한다. 난 뼈처럼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에 걸터앉아 있는 달을 사랑하고, 야식을 사들고 가는 덜컹이는 버스의 창가 자리를 사랑한다. 난 지나간 시간을 사랑한다. 기억 저편에 달짝지근한 향내를 풍기는 옛날의 모습과 생각들은, 지금의 내가 힘들고 지칠 때 하나씩 꺼내어 곱씹어 보면 힘을 준다. 난 한 발자국이면 닿을 거리를 사랑한다. 해가 너울너울 저무는 느즈막한 시간에 천천히 발바닥에 힘을 주어 가는 길, 그리운 것을 생각하며 발걸음을 재촉하여 가는 길, 한 발자국 내딛으면 닿을 모든 것들을 사랑한다. 나른한 여름날에 눈 앞에 아른거리는 맛있는 상상을 사랑한다. 달디 단 생각을 하는 건 마음을 배부르게 한다. 그것도 사랑한다. 난 가까운 것들을 사랑한다. 멀리 있는 것은 마음이 달려가기에 너무 힘이 든다. 가까이 울리는 것- 귓가에 울리는 목소리도, 찬 바람에 뺨을 스치는 머리카락도, 손끝이 닿는 햇살도 사랑한다.

그래도 여전히 사랑은 잘 모르겠다. 사랑을 하고 싶은지, 아예 하고 싶지 않은지조차 모르겠다. 난 아직 열아홉이고, 아직 날은 많이 남았다. 그래서 사랑이 뭔지 짐작만 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랑은 마음의 짐이고, 그것이 좋은 것일 수도, 나쁜 것일 수도 있다. 사람의 마음은 우물과도 같아서 우물이 바닥을 보이도록 물을 퍼주면 이내 마음이 메말라버리게 된다. 우물의 물은 퍼준대로 받아야 한다- 라고 대충 공식을 짜내지만, 여전히 모르겠다. 알고 싶지 않은 걸지도 모르겠다. 난 그저 짐작만 하고 싶은 걸지도 모른다. 정의를 내려버리면 그에 따른 모든 것들도 내 책임이 되어버리니까, 그 짐을 피하고 싶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괜찮다. 아직 날은 많이 남았다.

Between Irreal and Real

It’s been a while since I’ve written anything in English; I feel like I’ve been too complacent in my writing these days (when I should be writing more), but I just can’t find the right moment to do so. And by right moment, I don’t mean that I am short of time or anything, but I mean that I just lack the motivation to do so. Creativity sprouts arbitrarily, and I suppose I’m just waiting for the right time. In the meantime, in this post I intend to reflect on the recent project I’ve worked on. I’ve taken a year-long course that focuses on creative writing, and for our 2nd semester project, we individually wrote a short story that fits into the theme of magical realism, or irrealism, as we call it.

Our task started from the very beginning: coming up with a theme for our anthology, making a list of places in Singapore we’ve never been to, actually going to those places to do some research about the setting, coming up with a plot. This was actually the easiest part of our project; the latter half included: discussing our stories through a course of three workshops, getting into production teams, and get set into actual book-making. I was in the editorial team; I have had publication experiences before, but I barely knew anything about the process itself. Through our project, I’ve realized that publication- in the editorial team at least- requires huge portion of my time and effort. And by huge, I mean huge. One of the prerequisites for this course was our willingness to delve into work that does not only pertain to classroom hours, but little did I know that it would stretch into midnight discussions about the differences between emdashes and endashes,  Oxford commas, definitions of Singlish (we had to italicize all non-English words), and consistency in the use of words. We had “Hell Nights,” where we had to stay back for five to six hours just to read over the manuscript and check for consistency errors. The editorial team was a bunch of word-nerds: we had “Editing norms” and “Discussion Norms”. It made the editing work a whole lot easier, though. Here’s a peek into our discussions:Screen Shot 2017-06-24 at 10.24.20 pm.png

In most humble terms, it would honestly take a few hours to actually recount what happened over the months of our production. We went through a whole lot hectic stuff, and everyone in my team would agree to this. I couldn’t sleep the night before our line-edits, because I wasn’t convinced that I could edit someone else’s story when I could barely write mine. On a brighter note, though, our project has given me some ideas of what I’d like to do in the future. It was an enlightening experience, and as much as it was hectic, it was crazy fun. I would definitely do it again.

This is an excerpt from my story:

Emma ran her finger over her fortune, feeling the smooth pulp of the strip. When her fingertip reached the end, something appeared on the paper: a blotch of ink, then a scribble, and then a sentence.

Our book can also be purchased from Lul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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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y the Sun Gives Solace

There is no clear demarcation of the sky. The soft pink of the setting sun that sits on the edge of summer meets the garish blue that once engulfed the city entirely. The concoction of the colors create a smudge, a blur of light that ripples throughout the vast expanse of the sky. The sun melts into a sort of soft, mellow purple that spills onto every patch of land, and every handful of water. The sunset offers solace to the weary-hearted, the lost, and the sorrowful. It keeps their words and sends them echoes through the waves that return as gentle crashes against the bridges, the wind that sweeps past the green leaves that herald the arrival of summer, and footsteps with soles scratching against the cold surface of the asphalt. The worn out travelers return to the sunset like moths around a flicker of lamplight, desperately seeking for a slumber-like consolation, a sort of reassurance. There words are swallowed, rarely spoken back, but still comforted.

Today’s Recommendation: Chaconne- Yiruma


예전에 언급한 적이 있지만 난 생각을 정리할 일이 있으면 그냥 무작정 걷는다. 내가 평소 가던 길과는 다른 곳으로 멀리 새서 그대로 멀리 도망을 가버린다. 매번 이렇게 도망치는 건 아니고, 그만큼 꾸역꾸역 말을 삼켜오다가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정도로 한계에 다다를 때 이렇게 도피처를 찾는 것이다. 오늘 찾은 곳은 한강이었다. 마지막으로 제대로 한강을 마주했을 때는 장장 10년 전이었는데, 그때와는 많이 달랐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는 근심 걱정 하나 없었으니 (물론 있었겠지만 지금과는 스케일이 다른, 소소한 걱정이었을 것이다) 지금이랑은 이곳을 보는 시선이 다르다. 한강 공원에서 보는 노을은 아름답다. 가히 넋을 빼놓는 자태였다. 단아한 청빛에 햇빛이 녹아내린 듯한 선분홍이 말갛게 섞여들어 하늘의 경계선을 불분명하게 만들어놓고, 온 세상을 분홍으로 부드럽게 감싸버린다. 손끝 사이로 분홍이 흘러내렸다. 손에 잡히지 않는, 강물로 주르륵 쏟아지는 빛에 기분이 좋아졌다. 왠지 다른 세상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 왠지 마음이 놓였다. 그거면 된 거다. 사실 근본적인 문제는 전혀 해결 못하고, 끝내 집에 와서도 고민했지만, 역시 그런 작은 위로에 기대어 사는 것이니까. 그거면 된 거야.

 

Not a Wordless Night Anymore

I felt like I needed a reassessment of myself and my life in general, so I scrapped a list of 100 questions to ask yourself from Google. They are “100 Getting to Know You Questions,” from SignupGenius; I’ve looked over the questions and they seem all right, so I’ll give it a try:

1What’s the toughest decision you made today?

           Going to the convenience store with the worst headache ever just to buy a can of grape soda

2What’s the toughest decision you made this year?

Staying put with the relationships with others (more like trying not to hit people with chairs)

3What’s the toughest decision you ever made?

Not trying so hard to maintain my relationships with people

4What have you forgotten?

Remembering

5If you were guaranteed the answer to one question, what would it be?

This is rather corny, but will I ever stop thinking so much, or calculating so much when I’m around someone whose presence I appreciate?

6What’s it like being you right now?

Miserable. Nah I’m just kidding. It’s good. I’m not a person of high expectations, so I’m pretty much satisfied by everything. 

7What makes you nostalgic?

Long bus rides, good music, nights with full moon

8If you had two hours left on earth what would you do?

Shoot myself so that I wouldn’t have to witness the end of it.

9What’s the most beautiful word in the world?

I’ve never thought about this, but I really like the word ‘soft’

10Who makes you laugh more than anyone?

I have a friend called Lisa, whose company makes me feel as if I’m in a comedy show or something.

11What did your father teach you?

Do my best in everything.

12What did your mother teach you?

Run while I can.

13What’s the best gift you’ve ever given?

This is the hardest question so far- although I do have something in my mind that would be the best gift I’d ever give to someone, I’ll save my words for now.

14Best gift you ever received?

Letters. I love receiving and writing letters.

15How many times a day do you look in the mirror?

I guess, three? Sometimes eight?

16What do you require most in a friendship?

Similar interests

17If 100 people in your age group were selected randomly, how many do you think they’d find leading a happier life than you?

60? I am pretty satisfied with my life, but that’s only because I am honestly satisfied by very simple things.

18What is or was your best subject in school?

Currently Spanish. (This is so embarrassing, considering that I am taking a novice class)

19What activity do you do that makes you feel most like yourself?

Writing

20What makes you feel supported?

Being told that I’m supported.

21Whom do you secretly admire?

Not much of a secret, but Liszt

22What time of the day do you feel the most energetic and what do you usually do in those moments?

Around 11 to 1, and doing stuff like answering questions like these.

23What’s something you never leave home without?

Not surprisingly my phone. I even have withdrawal symptoms. I guess. 

24What’s a recurring dream you have?

Do not even get me started about dreams, because they are usually lengthy and very detailed, but sometimes I have the exact same dreams from years ago.

25What makes you feel safe?

Presence of people around me

26What’s the best thing that ever happened to you?

Finishing junior year, because high school is almost over

27What do you want people to say about you once you’re gone?

I just don’t want them to shit talk about me, that’s all. I should start being nice if I don’t want that to happen.

28What’s the coolest thing about science?

Physics wasn’t cool to me.

29What’s the best money you ever spent?

Money is totally worth it when you spend it on good food.

30What’s a bad habit you have?

I am really messy. I procrastinate a lot. I end up not doing stuff.

31What are you grateful for?

That I am totally done with physics, regardless of what I got for my end of year exams

32Whom are you envious of?

People who are not afraid to cut off what’s harmful to themselves

33What’s an image you’ll never forget?

The setting sun through the windows of MRT 

34Describe a near-death experience.

I am honestly very clumsy- I lose stuff, I fall a lot, I get hurt a lot- I nearly got hit by a motorcycle last week (now I get why the characters in films or books freeze before they encounter death by vehicle)

35If you had a clone, what would you have the clone do?

I wouldn’t make her do anything related to academic activities, because she’s my clone after all, but I’ll make her attend awkward social gatherings 

36What’s your idea of Heaven?

I honestly only believe in heaven because I’m scared of dying.

37What’s your idea Hell?

And when I encounter these kind of questions, I prefer not to think about life after death because honestly who wants to be tortured even after life.

38When did you know?

Five? That’s when I first realised life doesn’t go the way I want.

39What can you do better?

Trying. Stopping. Hmm. Working out more? 

40When are you most yourself?

I seem to act differently around different people; I’d like to know the answer to that question too.

41What superpower would you most like to have?

Transportation. Korean subways in the morning are the worst.

42If you were granted three wishes, what would you do with the second wish?

I’m pretty much always broke these days, so I’d like to be guaranteed eternal wealth.

43What is your actual superpower?

Non-stop eating

44If you won 100 million dollars, what would you buy first?

Cheese tarts. It’s 12 AM as I write this and I really want cheese tarts.

45What’s the best sound in the world?

Raindrops. (Only when I’m indoors)

46What’s perfect about your life?

I encounter people I perfectly hate and I perfectly can’t do anything about it.

47What song do you sing only when you’re alone and what memory does it bring back?

I sing when there are people around me. I don’t think I sing when I’m alone. Pretty much the reason why my friends refuse to go to karaoke with me.

48Describe a moment you were so embarrassed you wanted to disappear.

I was playing ping pong with this guy in my racquet sports class in freshmen year and the ball got stuck between my thighs. I still don’t talk to that guy.

49How many times a day do you think about money?

When I pass by food / anything else I want and realise I have like three dollars in my wallet

50Who has been the biggest influence on you in your relationship to money?

Mom (I wish she’d stop threatening me about how she’s going to cut off my allowances when I sleep-in, because honestly, sleep is the best)

51What’s one thing you’re certain of?

That I’m going to continue being stupid about who I choose as my acquaintances

52Describe one of your colossal failures.

I instigated a coup in my elementary school Chinese class. Don’t ask.

53What makes you cringe?

God, I’ve once said “I’ll make you like me” to someone, and my friends still bring that up. That was a year ago. 

54What does your inner voice tell you?

Do you really need friends?

55What crime have you considered committing?

Would I get arrested if I write it here?

56What’s great about your mom?

Her cooking.

57What’s great about your dad?

His sarcasm. I think I got mine from him.

58Which day would you gladly re-live?

June 12, 2014.

59What are you awesome at?

Being really cringe

60What do you want people you meet for the first time to think about you?

Just not the Asian-girl-with-glasses stereotypes- quiet, smart, hardworking- like sorry to disappoint you?

61When were you most afraid?

When I had a dream about myself dying

62What are you terrible at but love to do anyway?

Singing. 

63What weapon would you carry during the Zombie Apocalypse?

Rifle, I guess. Seems like the most practical weapon.

64Which of your five senses would you keep if you could only keep one?

This is a hard one. Hmm. Taste. After all, I know how meat tastes like. I can’t just not have taste.

65What’s something you love to make?

Well-written letters.

66What do you cook better than anyone?

Cooking’s not my best expertise; once I baked a pan of brownies and I couldn’t cut through it.

67What do you wish you’d invented?

Pillows. I love pillows.

68What would you like to invent?

A door that brings people anywhere

69Out of 100 random people, where would you rank yourself in terms of your intelligence?

How would you define intelligence? 

70Where do you want to be right now?

Paris

71If you could be someone else for a day who would it be and why?

I’ve actually never thought about this; I like myself too much. I wouldn’t want to be anyone else. 

72What makes you feel powerful?

Not being to attached to anything

73What’s the meanest thing you’ve ever said?

I hope you end up taking the exam again next year. (And he did. I felt really bad.)

74What’s the meanest thing someone has ever said to you?

I don’t even want to think about this.

75What three words would you have on your grave stone?

It’s about time.

76What’s your first thought when you wake up?

How is it still not Friday

77What’s one thing you wake up to in the middle of the night worrying about?

That I’d somehow I’d be forgotten by everyone.

78If you could tell someone something anonymously, what would it be?

I can devise the worst ways to ruin someone’s life, but I’m just not doing it because it would somehow affect mine too. Oh, I’d also like to try slow dancing.

79Whom would you like to forgive and forget?

At the same time? 

80If you could get rid of one of your responsibilities today, what would it be?

Being a senior

81What type of person angers you the most?

Someone who lets his bad day affect others

82What is your greatest strength?

I forgive easily

83What is your worst weakness?

Anger management, being emotionally attached to people- God, I can’t even list all of them here 

84How do you show your love for others?

I buy them food (although I am reeeeally broke)

85Why are you here in this room right now?

I like the lamp here

86When is a time you forgave someone or were forgiven for something?

I was forgiven the same reason I forgave someone.

87What’s the biggest mistake you ever made?

Just one?

88What are you hiding?

My entire two years of middle school

89What’s your unanswerable question–the question you seem to always be asking yourself?

Why can’t I ever stop myself?

90What are you ashamed of?

88.

91What is stopping you?

My inability to handle the side effects 

92What’s a secret you have?

I secretly enjoy being cringe.

93How do you secretly manipulate people to get your way?

I don’t really try to manipulate people. I don’t care what they do, and I don’t need anything from them, as long as they don’t get in my way.

94When was the last time you apologized?

Today. I missed a family gathering and I felt bad afterwards because Dad really wanted me there.

95What is the biggest lie you tell yourself?

I’m satisfied with what I’m given

96What’s the moment you left childhood behind?

When I stopped thinking about all the paper cranes and nicely folded notes and hand puppets

97What’s missing from your life?

Excitement

98Do you believe in a higher power?

Like God? Guess not.

99What are you ready to let go of?

These questions. They took me two hours.

100What are you not saying right now

I am not a person of many words; even at this very moment I am trying to hold what I want to say.


It’s 1 AM now, and I think I’m done reflecting on my life, because jeez, some of the questions are really probing and they brought up things that I’d rather not remember. It was fun, I suppose, just not in a very good way. I don’t recall doing anything (except this long ass list) but the day went by fast and did lessen some insomniac madness to my night. Now I can’t wait to fall asleep.

Today’s Recommendation: Still my favorite, Liebestraum No. 3- Liszt

Everything and Nothing Happened in Kalahari

 

빛이 닿는 모든 곳은 아름답다. 광활한 땅 위에 모든 생명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지평선 너머로 이어져 있다. 햇빛을 받아 숨 쉬는 초원도, 투명한 쪽빛을 품고 있는 하늘도, 그 사이를 헤엄치는 구름도. 후덥지근한 공기 아래 짧은 탄식마냥 내뱉은 숨 한 모금은 초원에 들리지 않는 메아리가 되어 사라진다. 그곳에 소리는 없다. 그 넓은 땅에 목소리는 완벽을 흐리는 오점이라는 듯, 바람소리는 목소리를 삼키고 잠기게 한다. 그곳에선 땀방울 하나, 손에 묻는 흙 잔해 하나도 모두 소중하다. 바람 사이에 풀내음이 퍼진다. 메마른 땅의 조각과 뿌리부터 잔잔히 퍼지는 묘한 조합이다. 마을엔 아낙들이 옷을 널고 과일 바구니를 한 팔로 감싸 안으며 아이들은 이따금 요동치는 버스를 쫓거나 염소의 꽁무니를 잡으러 다닌다. 우리는 그저 그들에게 외부인이다. 언제 도착해도, 언제 떠나도, 그저 그만인 외부인. 우리가 머무는 시간은 그들의 시간에 자국을 남기지 않는다. 머리에 두건을 두른 할머니도, 당나귀 두 마리를 데리고 다니던 아저씨도, ‘샵’ (남아공 식 인사법) 이라며 엄지 손가락을 부비고 가는 아이들에게도, 우리들의 얼굴- 눈매 하나, 콧등 하나도 기억에 남지 않을 것이다. 지나가는 시간은 그저 흘러 보내야 맞는 이치이기에. 하지만 이따금 생각이 난다. 매캐한 매연 연기에 찌들고 빈틈 없는 골목 사이에 있노라면 숨이 막힌다. 한 발자국 내딛으면 누군가의 숨소리, 목소리, 손끝에 닿는다. 불빛은 밤새 죽지 않고, 도시는 잠에 들지 않는다. 그러니 계속 아프리카를 생각한다. 그곳에는 목소리가 없다. 그저 끝없는 지평선과 정적 속 속삭이는 풀과 찌르레기만 있을뿐.

내가 아프리카를 그리워 하는 이유는, 그곳은 내 세계를 건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곳에 있는 동안 난 꿈에 있는마냥 붕 떠 있었고, 그때는 모든 의무감도, 책임도 없었다. 꿈이었기에 행복했던 것이다. 마치 처음부터 운 적 없었다는 듯 숨길 수 있었다. 그곳은 도피처였고, 피난처였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마음 편히 먹고 일했다. 주고받는 일도 쉬웠고, 모든 것은 가벼웠다. 마음은 받았지만 주는 것은 의무가 아니었던 그때. 난 그것을 계속 생각한다. 차라리 그렇게 가벼운 것이 어쩌면 나을 수도 있다고.


The light touches on every exposed patches of land in Kalahari. It falls on the leaves softly, and its light shimmers across the prairie. The bus rumbles, and so does the pebbles beneath the worn out rubber surfaces of the tires. The air is hot; every breath taken is held back and swallowed with traces of light and warmth.

This February I travelled to a village in outskirts of Kalahari. (Fun things do happen in my life; it’s just that I rarely remember to document them in words- ironically.) It was a sudden decision, but I recall that there wasn’t any hesitation about the decision itself. It was a thirteen hour flight to South Africa. We stayed in the city for first two days, looking around places like the Apartheid Museum. We stopped by at an open area with lines of shops that sold souvenirs: they were mostly carvings of animals and women, bracelets made of old stones and bead magnets. It was hard to leave because they were begging for us to stay and look over their merchandise. My friend was held back by one of the stall owners and our guide had to pull her out of it. Our work started on the third day; it was a seven-hour bus ride to Kalahari, and we were exhausted from the long ride, though it was nothing compared to the work we had do. Our work was repainting one of the buildings in a primary school. We had to scrap off the existing, dry paint on walls, rub it with the sandpaper (this was the last thing you would want to do under the scorching sun), rub it again with a plastic bag dipped in a bucket of water, paint it, add another layer of paint, and another. I wouldn’t lie- the “sanding” part was not fun. There weren’t enough pieces of sandpaper, so we had to reuse the old, torn ones to smoothen the walls where paint had been scrapped off. Painting was easier than the sanding, but it involved care for subsequent layers of paint. Every day was a good one. The kids ran to you and rubbed their thumbs against yours. The meals, especially braai, were great and nights in Kalahari were breezy and soothing. I had a conversation to wait for, and the wait wasn’t long then. It was difficult to leave that place. The smell of old wood, the dusty storage room, kids clinging on to you like how monkeys dangle on branches- everything was hard to leave behind.

I still think about Kalahari now and then. I’ve swept past my junior year too fast and too hasty that my indiscretion has caused sleepless nights and long-lived feelings of emptiness. At least those didn’t follow me back in Kalahari. Everything was brimming with life, and the excitement of sprouting feelings felt sweet. Today, as I write this, is yet another night devoid of sleep, and I long for myself to be in Kalahari, where nothing ever happened yet.

 

Today’s Recommendation: “Dawn” from Pride and Prejud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