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지 않는 것

오늘은 반가운 사람에게서 답장을 받았다. 나는 그것을 일부러 저녁 때까지 미뤄뒀는데, 그것을 기대하며 내 일에 충실히 임하는 것이 괜히 즐거웠다. 끝에 편지라는 보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까. 나는 그 답장을 읽고 읽으며 단어 하나, 표현 하나를 곱씹었다. 나는 편지를 쓰는 것을 좋아하지만 받는 것도 매우 좋아하는데, 그건 그것을 쓴 사람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썼나 하나하나 생각하는 것이 즐겁기 때문이다. 그저 오가는 흔한 말이 아닌, 그 글 하나를 오롯이 나를 위해 썼다는 것이 나에게는 큰 의미로 다가온다. 나를 생각하며, 나를 위해 썼을 그 말이 나에게는 소중하다. 글은 그대로, 세상 모든 것이 변해도 글은 기록으로, 기억으로 남아있기에 그것은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난 변하지 않는 것을 찾고 싶다. 시간이 흐르고 마음이 변해도, 꿋꿋하게 남아 세월의 흔적을 견뎌내는 것. 낡아 빛 바래졌음에도 불구하고 홀로 변하지 않는, 그래서 더욱 반짝반짝하게 빛나는 그런 것을 찾고 싶다. 나에게는 변하지 않는 것이란 글이자 음악이다. 내가 어떻게 변해도, 어떤 식으로 추악하게 뒤틀리거나 감히 손대지 못 할 정도로 바스라져도 그것만은 그대로 있으니까. 그것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요즘은 약간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 아마 전보다는 더욱 큰 것을 위안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 때문일지도 모르는데, 걷기가 힘들어질수록 더욱 튼튼한 지팡이가 필요한 것처럼, 나도 지금보다는 살짝 큰 위안이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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